
삼겹살 구울 때 상추 없이는 시작도 못 하는 편입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집어 먹었던 건데, 알고 보니 혈액 응고와 뼈 건강에 꼭 필요한 비타민K가 100g당 126.3㎍이나 들어 있는 채소였습니다. 그런데 상추보다 비타민K 함량이 훨씬 높은 식품이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때부터 식단을 조금씩 바꿔보기 시작했습니다.
고기 쌈으로만 알았던 상추, 사실은 비타민K 식품이었다
어릴 때 여름이면 뜨거운 밥 한 숟갈에 상추 한 장, 쌈장 한 점을 올려서 먹던 기억이 있습니다. 냉장고를 뒤질 것도 없이 마당 한켠에서 뜯어오면 그만이었으니까요. 그 아삭한 식감이 좋아서 먹었지, 영양 같은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찾아보니 상추가 단순히 수분 많은 채소가 아니었습니다. 비타민K(Vitamin K)는 지용성 비타민의 일종으로, 쉽게 말해 지방에 녹는 성질을 가진 비타민입니다. 물에 녹는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기름과 함께 먹어야 체내 흡수율이 올라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상추 100g에는 이 비타민K가 126.3㎍ 들어 있다는 것이 출처: 미국 농무부(USDA) 영양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인됩니다.
비타민K는 혈액 응고 단백질 합성에 직접 관여합니다. 혈액 응고란 상처가 났을 때 피가 멎도록 혈소판과 단백질이 협력하는 과정인데, 이 과정에서 비타민K가 없으면 응고 단백질 자체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뼈를 구성하는 단백질 합성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과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상추를 뼈 건강과 연결 지어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상추보다 비타민K 함량이 높은 비타민K 식품 5가지
상추가 꽤 괜찮은 식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100g 기준으로 비교하면 상추보다 비타민K를 훨씬 많이 함유한 식품들이 있었습니다. 출처: 미국 농무부(USDA)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파슬리: 100g당 1,640㎍ — 상추 대비 약 13배. 서양 요리 가니시로만 쓰기엔 아까운 수준입니다. 10g만 뿌려도 상추 100g보다 비타민K를 더 섭취할 수 있습니다.
- 근대: 100g당 830㎍ — 상추의 약 6.6배. 된장국이나 나물로 흔히 먹는 잎채소인데, 마그네슘(81㎎)과 칼륨(379㎎)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다만 나트륨이 100g당 213㎎으로 채소치고 높은 편이라 간을 싱겁게 조리하는 게 좋습니다.
- 시금치: 100g당 482.9㎍ — 상추의 약 3.8배. 루테인·제아잔틴(눈 건강 관련 카로티노이드 계열 색소)과 엽산도 풍부합니다.
- 쪽파: 100g당 207㎍ — 상추의 약 1.6배. 고명으로 조금씩 쓰기보다 파전이나 파무침처럼 주재료로 활용하면 섭취량을 확실히 늘릴 수 있습니다.
- 콩기름: 100g당 183.9㎍ — 지용성 비타민K가 식물성 기름에도 포함돼 있어서입니다. 1큰술(13.6g) 기준으로 약 25㎍, 열량은 약 120kcal입니다.
제 경우엔 파슬리를 볶음밥에 잘게 다져 넣기 시작했는데, 향이 은은하게 올라와서 의외로 잘 맞았습니다. 근대는 아직 도전 중입니다만, 된장국에 넣으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더군요.
뼈 건강을 위해 비타민K 흡수율 높이는 방법
비타민K는 지용성 비타민입니다. 지용성이란 기름에 녹는 성질을 뜻하는데, 이 말은 곧 지방 없이 먹으면 흡수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물과 함께 삼키면 대부분 그대로 배출되는 구조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들기름을 두른 상추 겉절이를 먹을 때와 그냥 쌈으로만 먹을 때의 차이를 수치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어머니가 항상 나물 무칠 때 참기름을 넣으셨던 이유가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영양사 줄리아 줌파노(Julia Zumpano)도 "비타민K가 풍부한 음식을 먹을 때 건강한 지방을 조금 곁들이면 그 이점을 최대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시금치 나물을 무칠 때 들기름 한 스푼, 상추 겉절이를 만들 때 참기름 한 방울, 콩기름으로 채소를 살짝 볶는 것 — 이 작은 습관들이 비타민K 흡수 효율을 끌어올리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뼈 건강은 칼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직접 찾아보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항응고제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
와파린(warfarin)이라는 약을 복용 중인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와파린은 혈전(혈관 안에서 피가 굳어 생기는 덩어리)을 예방하기 위한 항응고제인데, 비타민K가 이 약의 작용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비타민K를 갑자기 많이 먹거나 갑자기 줄이면 약의 효과가 들쑥날쑥해져서 위험한 출혈이나 혈전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핵심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피하고, 평소 먹는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상추를 더 맛있고 영양 있게 먹는 식단 활용법
돼지고기 구울 때 상추가 없으면 뭔가 허전합니다. 고기 한 점에 상추 한 장, 마늘 한 쪽을 얹어 먹는 그 조합은 제가 오랫동안 바꾸지 않은 식사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맛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비타민K 흡수라는 이유까지 생긴 셈이 됐습니다. 고기의 지방이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K의 흡수를 돕는 구조이니, 오히려 과학적으로도 맞는 조합이었던 겁니다.
꼭 고기와 함께가 아니어도 상추를 활용할 방법은 많습니다. 들기름 겉절이는 가장 간단하고 흡수율도 챙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비빔밥에 듬뿍 올려 참기름과 함께 비벼 먹는 방식도 좋습니다. 제가 요즘 자주 하는 건 상추를 큼직하게 썰어 두부김치 위에 얹어 먹는 방식인데, 식감도 살고 포만감도 좋았습니다.
시금치·근대처럼 비타민K 함량이 높은 식품들도 평소 반찬으로 자주 올릴 만합니다. 시금치는 데쳐서 참기름 무침으로, 근대는 된장국에 넣어 끓이면 자연스럽게 식단에 녹여낼 수 있습니다. 파슬리는 한국 식재료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볶음밥이나 계란 요리에 잘게 다져 뿌리면 향도 살고 비타민K와 비타민C를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추 말고 비타민K 많은 채소 뭐가 있나요?
A. 미국 농무부(USDA) 자료 기준으로 파슬리(1,640㎍), 근대(830㎍), 시금치(482.9㎍), 쪽파(207㎍) 순으로 상추보다 비타민K 함량이 높습니다. 제 경험상 시금치 나물을 자주 해 먹는 것만으로도 비타민K 섭취를 꽤 늘릴 수 있었습니다. 파슬리는 소량이지만 함량이 압도적이라, 볶음밥에 뿌려 먹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부담이 없습니다.
Q. 비타민K는 왜 기름이랑 같이 먹어야 하나요?
A. 비타민K는 지용성 비타민, 즉 기름에 녹는 성질을 가진 비타민입니다. 지방 없이 섭취하면 장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대부분 배출됩니다. 채소에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살짝 두르는 것만으로도 흡수 효율을 높일 수 있으니, 나물 무칠 때 기름을 빠뜨리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Q. 혈액 응고제 먹는데 시금치나 상추 먹어도 되나요?
A.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비타민K가 풍부한 채소를 갑자기 많이 먹거나 갑자기 끊는 것이 문제입니다. 평소 먹는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며, 섭취량 변화가 클 경우 약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담당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상추를 매일 먹으면 뼈 건강에 도움이 되나요?
A. 비타민K는 뼈를 구성하는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꾸준히 섭취하면 뼈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추만으로 충분한 비타민K를 채우기보다는, 들기름 겉절이나 비빔밥처럼 지방과 함께 먹는 방식으로 흡수율을 높이는 게 현실적입니다. 시금치나 근대를 반찬으로 함께 올리면 훨씬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결론
상추를 그냥 쌈 채소로만 생각했는데, 비타민K와 뼈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알고 나서 보니 식단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고기와 먹을 때 기름기가 비타민K 흡수를 돕는다는 사실도, 어릴 때부터 먹어온 방식이 나름 근거 있는 조합이었다는 것도 직접 찾아보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상추에서 시작해서 파슬리·시금치·근대·쪽파로 시선을 넓혀보면, 평소 식단에서 비타민K를 챙기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거창한 식단 관리가 아니라, 나물에 기름 한 방울 더하고 쪽파를 고명 이상으로 올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충분합니다.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섭취량 변화에 주의하면서 의사와 상담해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68387